댓글 3
농사짓기
2020. 5. 20.
오늘은 글이 길어요.
그리고 파이팅 넘치는 글이에요.
오늘도 종일 일하다 왔습니다.
뭐 비온다고?
가장 믿을 것이 못되는 것이
장사꾼의 장사 안된다는 푸념
처녀의 시집안간다는 소리와 더불어
21세기에는
오늘 비온다는 기상청의 예보 되시겠습니다.
아침부터 비온다기에
잠을 좀 잤습니다.
몸이 늘 아파서 ......
안하던 노동을 하다보니.....
안아픈 데가 없습니다.
비는 뭔......
날씨만 좋습디다....
낮에 나가서 일합니다.
비어있는 밭을 마저 채워줄 것들을 준비하고선
종일 널린 일을 했지요.
일곱시가 넘네요.
아버지는 돌아가고
저는 관수하던 물을 잠그러
옆집으로 갔습니다.
늘 불편합니다.
물을 빌려 쓴다는 것이 시골인심에는 좋은 일이라지만
남의 집으로 다닌다는 것이
무언가 찝찝 합니다.
수돗가의 물을 잠그고 돌아서는데......
주인 아저씨가 나옵니다.
아 뭔일을 그리도 오래하나길레
초보 농부라
할일을 두번 한다고 그랬지요.
그러더니
꼭 이길로 다녀야 하겠나 그럽니다.
느낌이 이상 합니다.
네 왜그러시는지요 물었습니다.
아니 우리집 안방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데
자네 아버지도 그렇고
자네도 그렇고
꼭 남의 집 안방에서 훤히 보이는 길로 다녀야겠냐고 말합니다.
며칠 전에도 자네 아버지가 우리집으로 지나가는 것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자네도 꼭 이길로 다녀야 겠냐고 말이야 그럽니다.
점점 목소리가 올라갑니다.
아 네,
죄송합니다만 물을 주려면 이리 지나가지 않고선 수돗가에 갈 수가 없어서 말이지요.
밭에 수도나 관정이 없습니다.
그래 시냇가의 물을 힘겹게 쓰는 것을 보고
안스러웠는지 아저씨가 자기 집의 수도를 쓰라고 했습니다.
몇번 생각을 해 보았으나
남의 신세를 지는 것이 불편하고
혹시 하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해보았을 때
시냇물을 쓰지 하는 말에
허락하지 않는구나. 했지요.
그런데 아버지와의 사이에
한 달에 만원을 주기로 이야기가 된 부분이고
일하는 저를 보면서
몇번씩이나 자기 집의 물을 쓰라고 강권 했던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물론 그 집의 수도를 쓰려면
안방에서 훤히 보이는 마당을 가로 질러 반대편에 놓여 있는 수도로 가야하기 때문에
마음이 저 역시 편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집의 입구와 산에 있는 두마리의 개들이
많이 맞은 개들이 그런 것처럼
사람의 손길을 무서워하고 고개를 들지 못하고 주눅들어 있는 모습을 보니
알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머리에 전직 건설업체 경력
부드럽지는 않겠지요.
찝찝한 마음이 늘 수도가에 갈 때마다 들었습니다.
그런 결과지요.
이해하는 마음은 듭니다.
안방에서 보기에 남의집 안마당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보기 싫지요.
시골은 원래 물빌려 쓰려면 그렇게 그런데
아저씨야 도시사람이고
매일 소주를 두어병은 먹는 모양새로
소주박스가 빈병으로 가득차 있네요.
그런데
점점 목소리가 커집니다.
아니 내 땅으로 왜 다니냔 말이야~
수도를 쓰려면 이리 다녀야 하는데
그게 불편하신지 미처 배려하지 못했네요.
그럼 입구 쪽으로 반대편으로 다닐까요?
아니 이 길이든 저 길이든
여기는 내 땅이니 내 땅으로 다니지 말란 말이야~
거의 소리를 지르는 정도네요.
듣고 있다가
열이 오릅니다.
내가 죄를 지은 게 아닌데
왜 소리를 지르지?
게다가 아버지랑 이미 합의 한 문제를 왜 나에게 따지지?
기분나빠도 소리를 지르는 건 뭐지? 못배웠나?
게다가 수도를 쓰지 말라는 건가?
저 이 길로도 저길로도 다니지 말라는 말씀은
수도를 쓰지 말라는 말씀인가요?
아니 물도 그래
나는 고추 심을 때 몇 번 만 물을 쓸 줄 알았지
매번 그렇게 물을 쓰는지 몰랐어~
네 아침에 길을 절약하려고
아버지가 대 여섯 번 정도 다닌 것을 포함하여
한 열 서너번 정도 왔다갔다 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오지마 여기부터 저기까지는 내 땅이야
그러니 내 땅으로 다니지마.....
또 소리 지릅니다.
나중에 보니 혹 술먹었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그럼 물을 쓰지 말라는 말씀이신지요?
다시 물었습니다.
아 다니지 말라니까?
소리를 지릅니다.
속에서 터져나오려고 심장이 두근 거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니지 않겠습니다.
그럼 수도 쓰지 말라는 말씀으로 알고 호스도 치우겠습니다.
그러니
아 이거 내가 이웃간에 너무하는 건가?
하더니
그냥 들어갑니다.
저는 흥분한 상태로
조용히 사십미터가 깔려있는 호스를 걷어서
반대편 우리 밭으로 던지고
심장이 두근거려서 잠시 개울가에 서 있었습니다.
화낼 뻔 했습니다.
집에 와서
몇가지 업무처리를 하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이리 되었다고
이해가능한 부분이 있지만
참 나쁜 놈이라고 ,
엄마 말로는
내가 만만하게 보여서 그랬을 거랍니다.
모르죠
술먹고 오버했을지도.....
내일
한 달 물값 만원들고 가서
이야기가 가능해 보이면
대화를 시도해보고
그래도 대화가 안되어 보이면
기냥
나쁜 이웃 하나 만들어야 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은 것은 잘 했습니다만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했더니
본인이 피해를 보았다고 해도
말하는 도중 사과를 여러번 했음에도
본인의 입장만 강경하게 이야기를 했죠.
그리 화를 내지 않는 제 성질에 참기 힘들 만큼
지나칠 정도로 과하게 소리를 치며 윽박지르는 것으로
도둑놈 닥달하듯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면서 화를 내었고
본인이 아버지와 합의한 부분도 깡그리 무시했으니
이건 아버지를 모욕한 부분이지요.
과도하게 윽박지른 것에 제가 화가 많이 났네요......
명상하는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명상하는 사람이
항상 화를 내는 것도 아닙니다.
필요한 만큼 화내는 것이지요.
명상을 통해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감정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지요.
다만 무엇때문에 왜 그러는지를 아는 것이고
거기에 잡혀서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그렇게 합당한 근거와 이유 그리고 상황을 고찰합니다.
그 결과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찾아내고
다음에 그렇게 반복하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바라보니
그 집의 개를 통해
주인의 성격을 판단하였음에도
아버지의 합의에 따라 행동하였지요.
그리고 그 집 수도가에 갈때마다 전해지는 그 느낌이 매우 불편했습니다.
무언가 전달되는 것이 있는 거지요.
그러면 아닌 사람과는 시작을 안했어야 합니다.
화 내는 시점 부터 문제점은 다 이야기 했고
술을 드셨다면 문제 끝인것입니다.
상종할 만한 사람이 아닌 거지요.
그중 제가 가장 걸렸던 부분은
아버지와 합의 한 부분을 깡그리 무시하고 윽박지른 것에
제가 할 말이 있는 거죠.
제가 가장 화가 난 부분입니다.
무시하듯 소리 지른 부분입니다.
과연 대화가 가능할까요?
시도는 해보려 합니다.
결과는 후기에 댓글로......
화해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
사람은 동물같은 사람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껍데기는 같은 사람이되 내용물은 천차 만별입니다.
밭 앞의 논에 댄 물이 호수같습니다.
물은 풍경을 그대로 비추어 주지요.
그럴 때
대상이 아닌
나의 행동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보아야 겠지요?
이상입니다.
다리 옆을 보시면 사태가 보입니다.
물 때문에 벌어진 사태에 공부 만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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